티스토리 뷰

섬 여행을 계획할 때마다 늘 같은 고민이 생깁니다. 배 타고 들어가서 한 바퀴 둘러보고 나오는 게 전부인가 싶어서요. 그런데 군산 고군산 섬잇길은 그 고민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풀어줬습니다. 방축도에서 광대도, 명도, 보농도, 말도까지 다섯 개의 섬을 해상 인도교로 이어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가 2026년 8월 8일 임시 개통했습니다. 제가 영상으로 이 코스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코스 난이도, 실제로 걸어보면 어떨까

트레킹 코스를 고를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난이도입니다. 특히 가족과 함께할 때는 이동 거리보다 오르내림이 얼마나 되는지가 더 중요하거든요. 고군산 섬잇길 전체 거리는 약 7.7km입니다. 숫자만 보면 부담 없어 보이지만, 제가 확인한 실제 코스 영상에서는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광대도에서 명도를 잇는 제3교(길이 555m), 명도와 보농도를 잇는 제2교(길이 410m), 보농도와 말도를 잇는 제1교(길이 308m), 방축도와 광대도를 잇는 제4교(길이 83m)로 구성됩니다. 다리를 건널 때마다 섬으로 올라가는 오르막 계단이 기다리고 있고, 경사도가 상당히 심한 구간이 반복됩니다. 특히 말도 정상 부근까지 오르는 구간은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먹먹해질 정도였습니다.

여기서 고도 누적 상승이라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고도 누적 상승이란 트레킹 중 올라간 높이를 모두 더한 수치로, 단순 거리보다 체력 소모를 더 정확하게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평탄한 7.7km와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7.7km는 체감이 완전히 다릅니다. 게다가 8월 한여름에 걸으면 그늘이 나올 때마다 멈추게 된다고 하니, 총 이동 시간이 3시간 6분에 휴식 시간만 2시간 36분이 붙었다는 기록이 이해가 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코스는 평소 등산을 즐기는 분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아이나 체력이 부담되는 분과 함께라면 전체 코스 완주보다는 방축도 독립문바위 구간처럼 일부를 골라 걷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일 것 같습니다.

  • 제4교: 방축도 ↔ 광대도, 길이 83m
  • 제3교: 광대도 ↔ 명도, 길이 555m (8월 8일 신규 개통)
  • 제2교: 명도 ↔ 보농도, 길이 410m
  • 제1교: 보농도 ↔ 말도, 길이 308m
  • 전체 거리 약 7.7km, 순수 보행 시간 3시간 내외
요약: 거리는 짧지만 오르막 계단이 반복돼 체력 소모가 상당하고, 어린아이 동반 시 부분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배편 예약, 놓치면 낭패 보는 이유

섬 트레킹에서 코스 난이도만큼 중요한 것이 귀환 배편입니다. 고군산 섬잇길은 인기가 높아져서 사전 예매 없이는 표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표는 'KSA 여객선 예매'를 통해 구매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 당일 구매를 기대하고 갔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출발 기점인 장자도 여객선터미널에서 방축도·명도·말도로 가는 배편 운항 횟수가 제한적입니다. 주중에는 8시 40분, 11시 40분, 오후 3시로 하루 3편, 주말에는 8시 40분, 11시, 오후 1시 40분, 오후 3시 10분으로 4편 운항합니다. 말도에서 장자도로 되돌아오는 배편도 주중 3편(9시 20분, 12시 20분, 오후 3시 40분), 주말 4편(9시 20분, 11시 40분, 오후 2시 20분, 3시 50분)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장자도에서 방축도까지는 약 20분, 말도에서 장자도까지는 40~50분 소요됩니다. 이 운항 시간표가 곧 하루 여행 스케줄의 뼈대가 됩니다. 제가 이 정보를 처음 확인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느낀 것은, 마지막 배를 놓치면 섬에서 발이 묶인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한여름에는 더위 때문에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어서 시간 여유를 넉넉히 잡아야 합니다.

주차 문제도 미리 파악해두면 좋습니다. 장자도 여객선터미널 주차장은 매우 협소해서 터미널에서 약 200m 거리의 장자도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공영주차장 요금은 기본 1,000원이고 5시간 이상 이용 시 12,000원이며, 국가유공자·장애인·경차·친환경차는 50%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출처: 군산시청). 공영주차장 바로 옆에 화장실이 있고, 여객선터미널 내에는 화장실이 없으니 출발 전에 반드시 들러두는 것이 좋습니다.

요약: 배편은 하루 3~4편뿐이므로 KSA 여객선 예매로 사전 예약은 필수이고, 주차는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트레킹 준비, 이것만 알고 가면 달라집니다

코스를 걷다 보면 단순한 산책과는 다른 장면들이 기다립니다. 방축도 선착장에서 1.4km 지점에 정자가 있고, 독립문바위 전망 포인트까지 이어집니다. 독립문바위는 파도와 바람이 오랜 시간 바위를 깎아 만든 해식 지형으로, 바다를 배경으로 우뚝 선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여기서 30분을 보냈다고 할 만큼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는 곳입니다.

광대도에서는 책바위를 만납니다. 책바위는 습곡 구조를 가진 바위입니다. 여기서 습곡 구조란, 지각 변동으로 인한 강한 횡압력이 단단한 암석층을 휘어지게 만든 지질 구조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두꺼운 암석이 오랜 세월 양쪽에서 눌려 종이처럼 구불구불하게 접힌 형태입니다. 고군산군도 일대는 이런 지질학적 특이 지형이 다수 분포하는 곳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지질 조사 자료에서도 서해 도서 지역의 지질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말도 선착장 근처에도 습곡 구조가 있지만, 광대도의 책바위를 먼저 본 뒤에는 상대적으로 덜 인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감탄 포인트가 앞쪽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도 코스 설계상 특징입니다.

방축도와 말도에는 각각 여행자 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에어컨이 가동되며 개인 사물함도 갖춰져 있어, 한여름 트레킹에서 중간 회복 거점으로 활용하기 좋습니다. 명도에는 오진여 전망대(편도 200m)가 있는데, 직접 다녀온 분이 개인적으로 추천할 만큼 풍경이 좋다고 하니 시간이 된다면 들르는 것이 좋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 코스는 여름보다 가을에 더 빛날 것 같습니다. 선선한 날씨에 오르막 계단도 한결 수월해지고, 벤치에 앉아 독립문바위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 하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그려집니다. 트레킹 기록 앱으로는 램블러를 활용하면 실시간 거리와 소요 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 시간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요약: 독립문바위·책바위 같은 지질 지형과 전망 포인트가 코스 전반에 분포하며, 여행자 쉼터와 에어컨 시설을 거점으로 활용하면 한여름에도 완주가 가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군산 섬잇길 배편 예매는 어디서 하나요?

A. 'KSA 여객선 예매' 앱 또는 웹사이트에서 사전 예매가 가능합니다. 최근 인기가 높아지면서 당일 현장 구매는 어려운 경우가 많으니, 방문 날짜가 정해졌다면 최대한 일찍 예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어린아이와 함께 전 코스를 걸을 수 있나요?

A. 전 코스 완주는 솔직히 쉽지 않습니다. 다리를 건널 때마다 급경사 계단이 반복되고, 전체 7.7km 중 평탄한 구간은 많지 않습니다. 어린아이를 동반한다면 방축도 독립문바위 구간처럼 일부를 선택해 걷고, 같은 배로 되돌아오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Q. 장자도 주차는 어디에 하는 게 좋나요?

A. 여객선터미널 주차장은 매우 협소해서 사실상 이용이 어렵습니다. 터미널에서 약 200m 거리에 있는 장자도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화장실도 공영주차장 옆에 있으니 출발 전 미리 이용하면 좋습니다.

 

Q. 방축도에서 말도까지 걷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A. 순수 보행 시간 기준으로 약 3시간 내외입니다. 다만 풍경이 좋은 전망 포인트에서 머무는 시간, 더위나 추위로 쉬는 시간 등을 더하면 실제 소요 시간은 훨씬 길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 배편 시간에 여유를 두고 출발 시각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고군산 섬잇길은 어느 계절에 가는 게 좋나요?

A. 제 판단으로는 가을이 가장 좋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여름에는 오르막 계단과 더위가 겹쳐 체력 소모가 크고, 쉬는 시간이 걷는 시간보다 길어질 수 있습니다. 선선한 가을에는 계단 오르기도 한결 수월하고, 전망대에서 여유 있게 풍경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론

고군산 섬잇길을 영상으로 접하고 든 첫 생각은, 우리나라에 이런 코스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반갑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다 위 해상 인도교를 걸으며 섬과 섬 사이를 이동하는 경험은 제주 올레길이나 일반 산행과는 분명히 다른 결입니다. 다만 생각보다 경사가 가파르고, 배편 시간이 여행 전체 일정을 결정한다는 점은 미리 파악해두어야 합니다.

저도 가족과 함께 가을쯤 방문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전 코스보다는 방축도 독립문바위와 광대도 책바위 구간을 중심으로 걷고, 시간이 남으면 명도 오진여 전망대까지 다녀올 생각입니다. 코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하는 것보다 자신의 체력과 동행 구성에 맞게 구간을 고르는 것이 이 길을 더 잘 즐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syhNUAFYXcQ